동물이나 곤충을 이용해 타인을 저주하거나 주술을 거는 방법은 반드시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고, 다른 나라에도 이런 저주의 방법들은 꽤 다양하게 전해지는 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누가미입니다.
1. 이누가미는 개의 신 (犬神,いぬがみ)
이누가미는 일본어로 개신, 혹은 개로 만든 신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동물을 이용하여 타인을 저주하는 방법 중에는 여유와 함께 서일본 일대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방법으로 개의 영혼을 저주의 대상에게 빙의시켜 신체에 병이 들게 하고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2, 이누가미를 만드는 방법
개를 이용해 이누가미를 만드는 방법은 지역에 따라 여러 형태로 기술되어 있는데 헤이안시대에 가장 성행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에서 사랑을 받으며 뒤이 키워진 개를 데려와 목을 잘라 죽인 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갈림길에 묻어두어 이누가미를 만듭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개의 머리만 땅 위로 올라오게 개를 묻은 뒤 개의 눈에 보이는 곳에 음식을 놓아둔 채 개를 굶게 합니다. 그리고 개가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음식을 바라보고 있는 개의 목을 자릅니다. 이렇게 하면 개의 머리가 잘리는 순간 머리만 음식을 향해 날아가게 되는데 이때 이 개의 머리를 태워 뼈만 남긴 후 그릇에 넣어 모시며 주술을 행하게 됩니다. 그 외, 고독을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사나운 개들을 서로 싸우게 한 뒤 살아남은 한 마리 만에게만 물고기를 준 다음, 그 개의 목을 자른 후 (일본은 주로 목을 잘라서 만드는 방법을 이용한 듯합니다) 남은 생선들을 먹는 방법도 있었다고 합니다.
3. 이누가미를 어떻게 활용했을까?
이렇게 만든 이누가미는 집의 장롱, 창고, 마루 밑, 항아리 등지에 모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여러 귀신들처럼 사람을 홀리는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었는데 이누가미에 홀리면 홀린 사람은 고통을 호소하거나 갑자기 개처럼 짖기도 합니다. 음식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먹거나 질투가 심해지기도 하고, 개의 이빨모양으로 치아가 변하는 현상도 발견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저주가 아닌 집안의 재물을 위해 모시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누가미를 재물의 신으로 집안에 모시는 경우 집안에 재물이 모이긴 하지만 이누가미에게 바치는 재물을 소홀히 하면 이내 집안의 재물이 사라지게 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4. 현대의 이누가미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른 주술이나 저주들과 마찬가지로 판타지소설이나 공포영화등의 소재로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누가미 자체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와 관련한 영혼이니만큼 인간과 관련한 이야기들의 소재로 활용되기 좋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보통은 반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를 의미하는 이누라는 글자를 함께 사용하는 이누야샤의 등장인물들은 이누가미와는 딱히 상관은 없어 보입니다. 그냥 모두 개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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