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터 금지된 주술 고독(蠱毒) 혹은 무고(巫蠱)

동양에서도 미지의 힘을 빌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얻고자 하는 주술행위가 있었습니다. 역사 속에서도 그것이 너무 무섭고 잔인하다 하여 법령으로 금지된 것도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고독(蠱毒) 혹은 무고(巫蠱)로 불리는 주술입니다.

1. 고독(蠱毒) 혹은 무고(巫蠱)에 대한 기록

고독 혹은 무고라고 불리우는 이 저주는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도록 기원하는 주술로 그 방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참혹하여 아주 오래전부터 염매와 더불어 가장 사악한 저주술로 규정되었고, 조선시대에는 그 사악함 대문에 고독을 법령으로 금한 기록도 남아있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이와 같은 형태의 저주가 존재했는데 중국에서 역시 고독을 만들거나 혹은 만들도록 한 자는 교수형에 처한다는 기록이 전해질 정도로 고독은 금지된 저주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법률서로 활용되던 대명률, 형률 인명편에는 실제 고독을 만들거나 비축, 혹은 그것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 자들에 대한 처벌의 규정이 존재합니다. 해당죄를 범한 경우 형은 참형까지 이를 수 있고 그 재산을 관에서 몰수함은 물론 실제 고독을 만드는데 관려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죄인의 가족들까지 모두 유배 2000리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 고독은 어떻게 행해졌나?

주술을 목적으로 하는 고독은 보통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일단 항아리에 맹독을 가진 다양한 종류의 벌레나 곤충들을 잡아서 한데 넣어놓는데 최소 이 종류가 100종에 달해야합니다. 이 항아리 안에 함께 들어가게 되는 독충과 독을 가진 동물들은 그 안에서 서로 생존을 건 싸움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항아리 안에는 살아남은 단 한 마리의 독충 혹은 독을 가진 벌레만이 존재하게 되는데 살아남은 것을 기준으로 고독의 정식 명칭이 정해지게 됩니다.

 

고독으로 저주를 행하는 방법은 국가마다 그 형태가 조금씩 다르게 남아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완성된 고독을 갈아 저주를 걸고자 하는 이의 음식에 섞었고, 일본에서는 완성된 고독에 제사를 드려 살아남은 마지막 생물이 가진 힘을 빌려 저주를 겁니다. 그 외에 고독을 직접 이용하여 저주의 대상에게 해를 가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저주라기 보다는 그저 극독을 가려 누군가를 해하려는 일종의 독살시도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독의 형태중 일본의 고독은 그 의미나 활용법이 염매와 매우 유사한데 이런 특징 때문에 염매를 인간으로 행하는 고독으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고독의 저주를 당하는 경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양하와 구미호의 고기등을 먹으면 고독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3. 내가 아는 고독이랑은 다른데?

고독의 고가 벌레를 의미하는 글자이다보니 이 의미에 집중해서 기생충이라는 설정을 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설정에서는 고독이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의 벌레로 그려지는데 한 마리는 음고, 다른 한 마리는 양고입니다. 음고는 어머니의 벌레이고, 양고는 아들의 벌레인데 음고를 먹은 쪽이 양고를 먹은 쪽을 정신적으로 지배할 수 있다고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고독은 전통적인 설정은 아니고, 현대에 이르러 일부 판타지소설에서 만들어낸 설정으로 고독자체를 통제의 수단 혹은 정신적인 지배의 수단으로 그려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당신이 앞선 설명과 다른 고독을 알고 있다면 아마도 이 설정 안의 고독을 어디에선가 글 혹은 웹툰으로 접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 사라진 저주

고독이나 염매등, 누군가를 저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술들은 현대사회에 이르러 거의 사멸된 것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믿음까지 모두 사라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 중국에서는 여전히 고독이 상대방을 해칠 수 있는 강력한 주술로 여겨지고 있으며, 고독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영화나 TV 프로그램도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어딘가에서는 반드시 고독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해하고자 하는 마음의 무언가가 시행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다만, 그 행위에 따른 결과는 예나 지금이나 금지된 것을 행한 것만큼 크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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