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을 가진 벌레와 동물들이 엉켜 최후에 살아남는 단 하나의 존재로 누군가를 향한 저주를 실현시키는 고독, 그 고독만큼이나 위험하고 잔혹하여 역사 속에서 금지되었다는 주술이 또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묘귀(猫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고독으로 만드는 원한 맺힌 고양이 귀신 묘귀(猫鬼)
묘귀는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자면 고양이 귀신입니다. 문제는 이 고양이 귀신이 단순히 병사나 사고사등의 자연스러운 사건으로 만들어진 귀신이 아닌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든, 그것도 앞서 살펴보았던 고독의 방법을 동원하여 만들어낸 고양이 귀신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고독을 통해 만들어진 고양이 귀신은 원한과 집념 혹은 집착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의 결집체로 표현되곤 하는데, 고양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영물이라는 이미지와 더해져 일반적인 벌레나 동물보다 훨씬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묘귀는 만든 이가 부릴 목적으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사람을 죽이거나 혹은 집안의 재물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사람이 이 묘귀에 홀리게 되면 뱃속부터 파먹기 때문에 홀린 사람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저주라고도 합니다.
역사 속에서는 수나라 시대에 이 묘귀를 이용한 저주가 유행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중국의 고서 백귀록에는 고독을 이용한 묘귀를 부리는 일을 고묘술이라는 특별한 명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묘귀가 특히 성행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묘귀를 이용한 자주가 재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묘귀는 저주에 걸린 사람에게 신체적인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그 저주를 입은 자가 결국 사망에 이른 후에는 그의 재산이 묘귀를 부리는 자에게 옮겨져 왔기에 원한과 부를 노리는 목적으로 묘귀를 부렸다고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2. 역사속의 묘귀
실제 묘귀에 대한 기록을 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서>나 <북사> 등의 중국의 옛 문헌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독고타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수나라를 세운 황제에게는 독고가라는 황후가 있었습니다. 독고타는 독고가의 이복 남동생이었는데 연주지역을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고탁에 대해 어느 날부터인가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독고탁의 외가에서 오랫동안 묘귀를 모시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그 주변 사람 중에 죽은 이가 많고 독고탁 역시 주술을 부리는 사람이다라는 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황후와 가신의 부인 정 씨가 병에 걸리게 되는데 의원이 이들이 걸린 병이 묘귀병이라고 진단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황제는 독고타를 의심하여 그를 조사하게 되고 그가 실제로 묘신을 모시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때부터 중국에서는 묘신을 모시는 행위가 금지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3. 법률로 금지된 후 자취를 감추다.
묘귀는 그 수법과 과정이 너무 잔인하다 하여 염매와 고독등의 주술과 함께 법령으로 금지된 주술이 됩니다. 이 법령은 특히 그 징벌의 수준이 높았는데 금지된 주술을 행하다 걸리게 되면 당사자를 벌했음은 물론 그의 가족들까지 모두 유배를 보내는 징벌을 내렸기 때문에 그 모습을 조금씩 감추다 현재는 이를 행하는 이가 없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기록들이 남아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다양한 매체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니, 이것은 묘귀가 사라진 것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 것일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2023.05.19 - [Mirroring] - 옛 부터 금지된 주술 고독(蠱毒) 혹은 무고(巫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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