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을 남기는 일은 그 시대를 막론하고 엄청나게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러했는데 그렇게 적혀진 것이 바로 역사의 기록인 사초이며 이 것을 기본으로 하여 남겨진 기록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실록입니다. 그렇자면 세초는 무엇일까요?
사초란?
사초란, 고려와 조선시대 동안 공식적인 역사자료인 실록을 편찬하기 위해 사관들이 왕의 일상과 정부기관의 관료들의 발언과 관련 이야기들을 정리한 일종의 초고입니다. 사초를 작성하기 위해 이를 전담으로 작성하는 사관들이 있었으며 매일매일의 기록들을 모아 이후 실록의 형태로 정식 사료를 편찬할때까지 이를 꾸준히 작성하게 했습니다, 사관들이 작성한 사초는 왕이라고 해도 볼 수 없도록 하고 있었는데 사초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일의 일상을 적고 있는 일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초는 한달에 한 두권 정도로 묶어 보관하였으며 왕에게는 이 권수만을 보고하도록 하고있었습니다. 시일이 지나면서 사초도 분야별로 혹은 목적별로 세분화 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관료로 등용된 개인의 인물에 대한 평가들을 작성한 가장사초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사초는 왕의 재위기간으로 구분되는 실록의 편찬 자료로 활용된 후 그 기록을 모두 삭제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공식적인 기록의 자료로는 활용하되 일종의 비공식적인 자료를 없앰으로서 이후 실록의 형태로 완성된 공식적인 자료에 대한 잡음을 없애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도 역사관련 공식적인 왕조의 기록을 편찬하면 이와 유사한 절차를 진행했는데 중국은 모두 불살라 없앴다고 알려지며 우리는 이와 달리 세초라는 과정을 통해 물에 먹물을 씻어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세초란?
중국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던 우리나라가 중국과 달리 소각이 아닌 세초의 과정을 선택한 것에는 여러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기록을 흐르는 물에 씻어내고 이 종이를 다시 활용함으로써 행위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고 보는 관점이 가장 큰 편입니다. 세초라는 단어의 의미자체사 풀을 씻어낸다는 의미로 당시 제지를 하는 원료로 주로 이용되던 것과 관련한 단어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앞서 언급한대로 물에 글자를 씻어내는 과정을 지칭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종이자체를 소각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선조시기 까지는 초본들을 정본들과 함께 보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선조실록 이후에는 세초가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잡아 정례적 의식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사초와 세초가 주는 상상력
사관들이 왕의 인가나 별도의 검수과정없이 개인적인 사견까지도 포함하여 기록했던 이 기록들은 절대권력을 가진 왕조차도 볼 수 없었고, 주로 정식 사료가 되는 실록이 제작되는 것이 왕의 서거 후에 이루어졌습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사초를 둘러싼 의문과 분쟁들도 끊이지 않았는데 사초내에 적힌 공개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왕조의 민감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사라졌어야 하는 사초의 일부가 남겨져 증거로 활용되는 등의 스토리로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는 경우들도 종종 보이고 있습니다.
2023.10.17 - [Mirroring] - 뱅쇼, 글루바인, 스바르작 이거 다 다른거야? 같은 거야?
2023.10.07 - [Mirroring] - 양조간장 진간장 차이 도대체 뭘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