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16일 밤이 되면 나타나 신발을 훔쳐가는 야광귀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앙괭이, 암팽이등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야광귀는 매우 간단한 설정이지만 흥미로운 점들도 많은 귀신입니다. 야광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문헌의 기록에도 남아있는 야광귀
야광귀는 다른 구전이나 설화들로 전해져오는 많은 귀신들과는 다르게 문헌의 기록이 남아있는 귀신들 중 하나입니다. 역사 속에서 문헌의 기록으로 남았다는 것은 해당시기에 그만큼 많이 알려진 귀신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니 한 번쯤 들어보았거나 문학적 소재로 활용되었을 법도 한데 아직까지 야광귀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한국의 요괴 중 하나입니다.
야광귀의 기록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야광이라는 귀신이 설날 밤에 내려와 자신이 찾아들어간 집의 아이들 신발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발에 맞는 것이 있으면 신고 도망가버린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신발을 잃어버린 아이는 1년 내내 불운에 시달린다고 하여 야광귀에게 신발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발을 감추고 불을 끄는 것도 모자라 문이나 벽에 키나 혹은 말총으로 만든 체를 걸어두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야광귀가 본디 호기심이 매우 많은 귀신인데 이렇게 구멍이 많은 도구들을 보면 그 구멍의 수가 궁금해 하나씩 세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심지어 숫자는 1과 2밖에 몰라 자꾸 반복해서 세다 보면 날이 새고 그러다 돌아간다고 알려져 있어서입니다.
유득공이 쓴 『경도잡지(京都雜志)』에도 위와 거의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어 야광귀의 모습은 대체로 같은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지역에서는 이 야광귀가 음력 1월 16일에 내려온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야광귀를 쫓는 방법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위에서 살펴본 구멍이 많은 도구들을 활용하는 것인데 그 이외에도 팥을 삶아 소금과 술을 섞어 마당에 뿌린다던지 팥죽을 끓여서 먹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귀신을 막는 방법들을 활용한 기록도 있습니다.
2. 야광귀는 어떻게 생겼나.
야광귀는 보통 살아생전 탐욕스러웠던 사람이 죽어서 귀신이 되는 것으로 살아생전 욕심을 부린 죄 때문에 늘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야광귀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시즌이 보통 1년의 마지막이나 1월 16 일등 계절적으로 겨울에 해당하기 때문에 헐벗고 추위에 떠는 모습이 그에 대한 벌이라는 설정이 더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로 신발을 자꾸 훔쳐가는 것도 그 헐벗음에 맨발이 포함되어 신발을 훔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원래는 지옥으로 가야 하는 귀신인데 중간데 도망쳐서 염라대왕에게 붙잡힌 후로는 어디에서나 눈에 띄도록 몸이 빛나게 되었다 하여 야광귀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후에는 지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고도 전해집니다.
3. 아이들에게는 나름 유명인사 야광귀
성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인 이 야광귀는 아이들에게는 나름 유명인사이기도한데 이유인즉슨 아이들의 요괴백과인 신비아파트에 야광귀에 해당하는 양괭이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신비아파트에 등장하는 양괭이는 아이들의 신발을 밤중에 훔쳐가는 설정은 동일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위해 꼬리에 있는 낫을 이용해서 대상을 공격한다든지 전염병을 퍼트리는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 요괴로 등장합니다. 신발만 훔쳐가는 것이 아니라 신발주인도 납치하는 요망한 짓을 합니다.
양괭이는 야광귀를 순우리말로 변형한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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