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는 도시에 따라 도시로 들어가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도시세 혹은 관광세 같은 세금이 있습니다. 바간도 바로 그런 지역 중 하나인데, 바간의 입구에서 해당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바간에서 내는 20달러
이미 미얀마를 여행하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미얀마는 일부 도시에서 도시세? 관광세? 여튼 뭐 그런 개념의 비용을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걷어들입니다. 일반 대도시에서는 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지만 미얀마 내에서도 관광지로 이름난, 그러니까 그 마을 자체가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도시인 경우 어김없이 이런 비용들을 징수하죠.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것입니다.
미얀마는 유럽처럼 오래된 역사문화 유적이나, 거대한 박물관, 혹은 성당들이 즐비한 곳이 아닙니다. 미얀마의 관광상품은 대부분 낡고 허물어져 가는 세월을 그대로 맞고 있는 사원들이거나 혹은 자연경관입니다. 미얀마라는 국가 자체가 동남아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그리 발전되어있지 못하다보니 개발에 의한 관광보다는 보전에 의한 관광들에 의존하고 있고, 이것들을 보전하기 위해 해당지역의 개발은 다른 지역보다 더 뒤로 밀리게 됩니다. 관광업으로 먹고살지만, 관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발전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 그래서 걷어들이기 시작한 것이 이 관광세입니다.
2. 꼭 내야하나?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실제 여행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는 여러가지 바간 관광세 회피방법들이 안내되고도 있지만 저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리 찬성하진 않는 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이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무엇이 있는지 구경하겠다고 몇십, 혹은 몇백만 원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비용을 지불해 가며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그 나라 그 지역의 사람들의 환경보전을 위해 징수되는 세금을 회피한다는 게 좀 웃기고 양심불량이니까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아니, 그냥 지불해야 한다는 쪽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바간에서 꼭 들러보아야 할 곳으로 꼽히고 있는 대부분의 대규모 사원들은 이 택스를 지불하고 받는 표를 거의 확인합니다. 기왕 거기까지 간 거, 볼 건 다 봐야죠.
공식적으로 이 세금은 바간 지역내의 무너지 가는 사원들을 보수하는 비용으로 주로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간은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사원들이 있는 곳인데, 실제 이 사원들의 대다수는 꽤 많이 무너지고 훼손된 상황입니다. 바간은 원래 지질학적으로 지진이 꽤 자주 발생하는 지역인 데다, 과거 높은 강도의 지진들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대규모 사원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원들의 보수에 쓰이는 비용이니만큼 관람료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아깝지 않은 비용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라고 하는 돈은 내는게 속 편하다는 주의의 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얀마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 세금에 대한 의구심이 약간 남게 되는 건 사실입니다. 저 세금들이 지켜져야 할 문화유산을 유지보수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아닌 군부세력의 정치자금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은 한편에 들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얀마의 일부 국민들은 현재 미얀마의 상황은 여전히 그리 안전하지 못하고 말합니다. 또한, 나라에서 징수하는 관광 관련 세금들이 군부의 정치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죠. 여행객의 입장에서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국제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미얀마 군부세력의 부당한 처사들을 보면 못내 내키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4. 많은 나라에서 징수하는 관광세
꼭 미얀마만이 아니라 실제 여러 나라에서 일종의 관광세들을 징수하는 경우는 왕왕 있습니다.코로나 이전에는 이탈리아나 스페인등의 국가들도 관광세들을 도입했었고, 코로나 이후에 이런 움직임들은 다시 생기고 있죠. 특히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의 범람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 역시 관광세 도입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의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여행객들이 왔다간 자리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지인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권리일 수도 있는 관광세에 대한 논의 혹은 실시. 현재는 시행하는 나라도 있고 아닌 나라도 있지만, 머지않아 보편적인 일 중 하나가 될 수 도 있으리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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