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의 피프티 피프티 관련 내용이 방송 된 이후 굉장히 시끄러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가 이 방송 후의 상황을 보며 뭔가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피프티 피프티
피프티 피프티에 대한 내용은 사실 생각보다 꽤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저도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 이 일이 왜 시작되었는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었는지 정도는 대충 흐름을 알고 있는 상태였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내용을 다룬다는 걸 들었을 때에도 비슷한 흐름으로 내용이 다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방송은 되었고, 저는 사실 방송을 보진 않았습니다.
단지, 방송 후 난데 없이 여기저기에서 그것이알고 싶다가 편파방송을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왜 그랬는지에 대한 여러 설들이 흘러나오면서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의 가치
그것이 알고 싶다는 무려1992년부터 방영된 탐사보도 프로그램입니다. 공중파에서는 PD수첩과 더불어 부당함을 고발하고 해결되지 않는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일명 개념방송 중 하나로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그 역사만큼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다루어진 문제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고, 그 중 일부 사건에는 실제 도움이 될만한 정보와 새로운 사실들을 알리면서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여러 사건을 다루고 그만큼 객관적인 정보와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지는 이미지는 공정하고 신중한 객관적 사실과 정보를 통한 진실규명에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라는 이미지가 점점 강해졌고 그런 프로그램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왜 참전했을까?
그런데 이번 피프티 피프티에 관련한 방송을 하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그것도 프로그램의 가치와 정면 대치되는 '편파방송'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말입니다. 방송을 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저의 개인적인 소견을 밝히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여기저기 펼쳐진 내용들을 모아보면,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핵심문제는 피하고 해당 그룹의 개개인이 가지는 사연과 일명 감성팔이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마치 이들에게 동정표를 끌어다주고 싶어하는 듯한 방송을 한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그것이 알고 싶다가 취했던 자료, 주장, 반박, 재반박, 혹은 팩트체크등의 극히 일상적이었던 구성방법 마저도 던져버린 것 같은 느낌의 방송이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해서 그것이 알고 싶다가 하고 싶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사람들은 방송을 보았고, 이미 결론을 내린상태입니다. 게다가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그동안 프로그램을 올려오던 유튜브 공식계정에 이 방송이 끝난 후에도 방송을 업로드 하지 않았음은 물론 사전에 올려져 있던 예고편까지 삭제하면서 의구심을 더하는 상황입니다.
폐지는 되지 않겠지만..
여론은 기울고 기울어 이제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폐지를 주장하고, 여러 연예관계자들이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내용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까지 되었습니다. 물론 이 방송 하나가 그것이 알고 싶다가 20년 가까이 쌓아온 명성을 모조리 날리고 프로그램의 존폐까지 결정하지는 않을겁니다. 그저 그정도로 반발이 심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사건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일단 어느 정도의 깊은 내상을 입었습니다.
20년 넘게 쌓아온 프로그램의 명성이 단 한번의 방송으로 한 축을 잃어버린 결과를 가져왔으니 제작진도 당황스러웠을겁니다.
누군가의 주장대로 만약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의도를 가진 편파방송을 했다면 그건 아마 그들도 자신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가진 가치. 그러니까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프로그램의 명성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여론을 반전시키려고 했던 것일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온 것이겠죠.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단 한번의 실수 혹은 얄팍한 계산이 공든 20년을 無로 돌리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10번 잘해도 1번 잘못하면 나쁜놈이 된다는 건, 사람이든 방송이든 불변의 법칙이란 걸 기억했으면 좋게습니다.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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